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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나인, 침식의 인과

오늘 날씨? 잊어버렸는데?

 

어깨까지 내려오는 반묶음 머리, 잿빛에 가까운 흰 머리카락의 끝자락은 검게 염색된 채다. 이는 나인 스트리트에서의 시간을 잊지 않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제는 더 이상 긴 앞머리로 표정과 시선을 감추지 않는다. 찢어진 눈매와 새하얀 눈동자, 쨍한 붉은색의 동공까지. 무엇 하나 눈에 띄지 않는 구석이 없는 외모의 소유자.

 

전체적으로 불량한 인상을 주는 외관이다. 제멋대로 입은 교복과 구겨 신은 운동화. 섬에서는 끼니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기에 몸과 덩치가 상당히 커졌다. 얼굴과 몸 곳곳에는 여전히 자잘한 상처와 밴드가 자리하고 있다. 빈말로도 곱게 자란 아이라고는 볼 수 없는 모양새.

 

언제나 싸구려 우산 하나를 들고 다닌다. 그의 가족—친구들이 가진 돈 전부를 털어 사준 것이라고. 우산의 손잡이 부근에는 청록색 리본 하나가 소중히 묶여있다.

 

Cloud Nine
클라우드 나인
188cm · 96kg · Male

Ithaca


침식

원하는 범위 내에 비를 내리게 한다. 적이라고 인식한 대상에게 피해를 입히고 인지를 저하시킨다. 이는 생물과 무생물을 가리지 않는다.

 

지나치게 넓은 범위에 사용하거나, 장시간 인과율을 사용했을 시에는 시전자 또한 인지가 저하되는 부작용을 불러일으킨다.

 

인과를 사용할수록 기억력이 소실되는 부작용이 있음이 추가 보고되었다. 인과 사용자의 지나친 건망증 또한 이러한 부작용에서 기인된 것으로 보인다.

 

 

성격

 

능청스러운 / 눈치 백단 / 친화력 좋은

 

“ 야아, 나 좀 데리고 다니라고 했지?! ”

 

그는 여전히 좋은 사람이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그를 지켜봐 온 모두가 알고 있듯. 언제나 웃는 얼굴로 타인을 대했으며, 어떠한 일이 있어도 여유를 잃지 않았다. 또한 그는 여전히 타인을 좋아한다. 사람은 사람과 함께 해야만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누군가가 자신을 싫어한다 한들 그 태도는 변하지 않는다. 부정적인 반응 또한 결국에는 반응이기에. 까다로운 상대의 비위를 맞추는 것은 클라우드 나인이 가장 잘하는 일들 중 하나였다.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타인을 포기하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자유로운 / 행동파 / 낙관적인

 

“ 잘 해결될 수 있을 거야. 내가 곁에 있을게. ”

 

외딴섬에서도 그의 자유분방함은 변하지 않았다. 되려 자유를 향한 갈망이 더해졌으면 했지, 절대 덜하지는 않았을 터였다. 타고난 것을 바꿀 수 없다면 손에 쥔 것에 감사해야 하는 법. 무언가를 선택할 때는 망설임이 없는 편이며, 한번 선택한 일에는 후회를 가지지 않는다. 모든 선택은 그 순간의 내가 고를 수 있었던 선택지 중에서 최선을 행한 것이라 믿는다. 사는 것은 고작 한번뿐이고, 이 기억은 언제까지 내게 머물러줄지 모르는 일이다. 아쉬움마저 때로는 정처 없는 방황이 될 수 있음을 알고 있다. 지나간 시간에 얽매이기에는 나의 지금과 내 곁의 당신들이 지나치게 소중한 탓에. 클라우드 나인은 오늘도 현재를 즐기기 위해 살아간다.

 

욕심 많은 / 책임감이 강한 / 맹목적인

 

“ 넌 내 친구잖아. 신경 쓰는 게 당연하지 않아? ”

 

그럼에도 그는 어찌할 수 없는 소유욕을 가졌다. 한번 제 사람이라 여긴 이는 끔찍이도 아꼈으며, 절대로 이를 배신하는 일이 없었다. 이는 곧 책임이라는 보기 좋은 형태로 드러났다. 설령 상대가 자신을 이용하려 한다 한들, 그는 개의치 않는다. 되려 자신의 쓸모를 증명하기 위한 기회로 삼는다면 모를까. 그만큼 제 바운더리 안으로 누군가를 잘 들여놓지도 않으며, 그만한 욕심을 쉽게 드러내지도 않는다. 잡은 손에 힘을 푸는 법 따위는 배우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것을 미련이라 부른다면, 그는 미련한 사람을 자처할 부류였다. 어째서 사람은 다음을 기약해야만 하는 것인지. 근사한 맺음말도, 어설픈 재회의 기약도 그는 싫었다. 추억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기억 속에 남겨두기에는, 내가 가진 것들은 하나같이 흐려져만 가는데도―…….

 

기타

 

/ 예레브, 나인 스트리트

 

연합국 이타카에 소속된 클라우드의 고국. 발전된 군수 산업을 기반으로 한 준수한 경제력과 국력을 가졌다. 그러나 전쟁 직전 무리한 경제 발전을 위해 타국에 빌렸던 거액의 외채와, 별다른 소득 없이 맺어진 종전으로 인해 현재는 극심한 빈부격차와 임금정체에 시달리고 있다. 예레브의 부자는 그 어느 국가의 부자들보다 사치스러운 삶을 영위하나, 예레브의 거지들은 여느 나라의 거지들보다도 비참하게 살아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

 

수도와 멀리 떨어진 북부 지역에서는 홈리스들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홈리스들이 밀집되어 살아가는 곳이 바로 나인 스트리트다. 이곳 빈민가의 뒷골목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 대부분이 나인이라는 성을 사용한다. 최악의 치안을 자랑하는 거리. 돌아갈 곳도, 가족도 없는 아이들은 서로의 존재를 버팀목 삼아 거리에서 생활한다. 클라우드 나인 또한 거리에서 나고 자란 홈리스다.

 

+

 

마지막 학기를 앞둔 시점부터, 나인 스트리트의 어떤 아이들과도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클라우드는 시간이 날 때마다 줄기차게 연락을 보내보고 있지만, 여전히 들려오는 곳은 무소식뿐이다. 이로 인해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듯하다.

 

 

/ 아니티야 아카데미

 

특유의 친화력으로 어렵지 않게 아카데미에 적응했다. 장학금을 위해 꾸준히 국가에서 요구하는 보고서를 작성하여 제출, 아카데미의 과제에도 성실히 임했으나… 보유 중인 인과의 특수성으로 인해 시험 성적은 언제나 하위권에 머무른다. 이에 대해 지적하는 사람은 없으며, 본인 또한 최선을 다했다는 이유 하나로 아쉬움은 남기지 않는다.

 

기억의 손상을 늦추기 위하여 인과의 훈련 및 연구 일정 또한 최소화하였다. 모든 훈련은 단기간 내로 끝내며, 살아있는 생명체에게 자신의 인과를 사용하는 것을 꺼린다. 여전히, 자신의 인과로 남들을 돕는 삶을 살고 싶다 희망하나… 구체적인 방안 및 계획 또한 전무하다. 현재로서는 고국인 예레브의 나인 스트리트로 돌아가는 것만이 전부일뿐.

 

 

/ 클라우드 나인

 

12월 25일생. 태어난 날을 정확히 알지 못해, 자신의 마음대로 생일을 골랐다. 부모님에 대한 기억은 일절 남아있지 않았다. 그는 유일한 가족인 나인의 아이들과 함께 오랜 시간 동안 노숙자 생활을 했다.

 

먹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식탐이 강하고 먹는 양도 많다. 매운 요리나 고기 종류는 특히나 더욱 좋아한다. 돼지라고 불리는 것에 은근 상처를 받는다고.

 

한없이 가벼운 말투와 행동거지. 언제나 과장된 어투를 사용한다. 입은 상당히 거친 편이다. 손윗사람에게 존대를 사용할 정도의 상식은 갖췄으나, 썩 정중해 보이는 모양새는 아니다. 동급생들에게는 대체적으로 친밀한 태도를 유지한다. 자신의 감정과 상태를 대부분 솔직하게 표정으로 드러내나… 그것만이 전부일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12살 무렵, 그간 골머리를 앓아왔던 기억력의 문제가 인과 사용의 부작용이었음이 확인되었다. 이후부터는 자신의 일상 전부를 문자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고향에 두고 온 친구들에 대한 기억과, 아니티야 아카데미에서의 추억. 잊고 싶지 않은 언젠가의 약속들… 일과 외의 시간 대부분을 무언가를 기록하는 데에 사용한다. 에덴과 릴리안의 도움을 받아 글씨체를 교정하였으며, 이제는 제법 반듯한 글씨체를 가지게 되었다.

 

무언가를 잊어가는 것이 두렵고, 자신을 증명할 수단을 잃어가는 것이 싫었다. 그것이 소중한 약속이나 추억 같은 것이라면 더더욱. 그럼에도 새로운 추억과 순간들을 만들어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렇게 소중한 시간을 쌓아가는 일이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고 믿기에, 클라우드 나인은 내일을 낙관하며 살아간다.

나의 오늘이 너에게만은 기억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