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다시 없을 찬란했던 인류사가 업Karma에 의한다면 그 끝 역시 업에 의할 것이라.
- 역사학자 카를 테브나즈는 이렇게 말했다.
#1
성물의 발견
인류는 17세기에 들어 급격한 변화를 맞이한다. 그 시대를 나타낼 단 하나의 단어를 택하라 하거든, 모든 이들은 인과율의 법칙을 들 것이다.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 으레 그렇듯 발견은 우연에서 비롯되었는데, 향신료를 실은 선박이 바다를 헤매다 한 섬에 이륙한 것도 단순한 우연의 산물이었다. 그곳에는 빽빽이 뿌리를 뻗은 거대한 나무가 있었고, 중앙에는 붉은 보석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당시 선원들은 그 가치를 알 수 없었으나 선박이 본국으로 돌아간 후 나무 가까이서 생활하던 무능력자 선원들에게서 이능력이 발현되자 세간의 이목이 쏠리며 연구가 진행되었다. 원인이 인과율의 법칙에 있음을 알게 되고서 그 가치는 머지않아 천금에 이른다. 이능력이란 가능성과 같다. 더 강한 힘을 얻는 자는 그만큼 타인보다 우위를 가진다. 결국 기회를 좇는 이들은 누구라도 할 거 없이 항해에 뛰어들었으며 국가도 예외는 아니었다.
인과율
·Karma·
이능력의 총칭. 대부분의 사람들 개체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고유한 이능력을 보유한다. 무능력자는 전인구의 30% 내외로 이능력자에 비하면 비중이 적으나 절대적인 수가 적다고는 할 수 없다.
인과율의 법칙
이능력의 근원. 거대한 뿌리가 섬을 감싸며 굵은 줄기 중앙에 붉은 보석이 박혀있는 형태이다. 현재까지 진행된 연구의 추정으로는, 본체로 추정되는 붉은 보석이 어떠한 파장을 일으키며 섬 전체에 인과율을 부여한다. 해당 파장은 아주 느린 속도로 움직이기에 영향 범위는 섬에 그치며 최대 범위는 섬 주위의 타 국가 해안가까지로 추정된다. 안타깝게도 이외의 정보는 기술적 및 정치적 외교적 분쟁에 따라 현재까지 제대로 된 연구가 진행되지 못한 상태이다.

#2
전쟁의 불씨, 국제정세의 재편성
인과율의 법칙을 얻으려는 각국의 노력은 전쟁의 명분이 되기 충분했다. 소국은 연합하고 대국은 주변으로 통합, 확장하는 방식으로 세력을 더해간다. 마침내 세력이 섬에 다다랐을 때 격전은 치열해져서 누구도 물러나지 않는 상황, 긴 고착에 이른다. 하여 현재 국제정세는 트로이아, 이타카 그리고 제3 국가로 재편성되었다.

통합국 트로이아
·Troia·
거대한 대륙에 위치한 여러 국가의 통합국이다. 전쟁이 진행되며 강대국에 인과율을 빼앗길 것을 우려한 이들은 세력을 형성하여 견제하기 시작하였다. 세렌을 수도로 삼고있다. 워낙 넓은 면적으로 지역에 따른 기후 및 시차가 있으며 언어와 문화가 다양하게 존재한다.
정치
현대의 가장 기본적인 정치 형태로, 민주주의를 표방하며 다양한 국가의 화합 정책을 통해 공존의 이념을 내세운다. 과거 세렌 왕국의 헥세 왕과 그의 측근은 전쟁 중 패배를 감지하자 타국으로 망명하였고 피지배층만이 남아 구체제의 와해가 빠르게 진행되어 가장 먼저 근대화를 이룩할 수 있었다. 이후 세렌을 중심으로 여러 국가가 편입하여 지금의 정치 체제에 이르렀다.
경제
초반 무리한 경제 통합을 진행한 탓에 시작은 불안했으나 지금에 와서는 안정을 되찾았다. 구 국가별 도시 편차가 존재하나 거주 이동의 자유가 확보된 후로는 도시에서의 경제생활 후 자기 고향에서 은퇴하며 지역별 불균형이 나아지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우위에 있으나 연합국에 비해서는 경제력이 약하다.
사회
비교적 일찍 신분제가 폐지되었다. 국가 내에서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구 국적 및 인종적 차이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저 국가 내 지역 이동에는 자유로우나 국적 자체를 바꾸는 것은 어렵다.
연합국 이타카
·Ithaca·
소수 강국의 연합. 통합국의 건설 이후 위협에도 불구하고 기득권과 자치권을 포기하기 싫던 강국의 고육지책이었고 공동의 목적을 위해 최소한의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바다를 에워싼 형태로 유사한 지역이 엮인 연합국은 대동소이한 모습을 보인다.
정치
국가별로 상이하다. 서로는 서로를 간섭할 수 없다. 따라서 강대국의 대열에 서 있는 연합국들은 보통 현대적인 정치체제를 지향하고 있으나 소수 입헌군주제가 있기도 하다.
경제
연합국에 소속되기 위해서는 그만한 경제력과 국방력이 받쳐줘야 했다. 일부 곡식을 얻기 위한 1차 산업국 및 전술 요충지의 국가를 복속하기도 하였으나 통합국이 평준화되며 성장을 이룩하는 동안 연합국은 경제의 불균형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올드머니에 기반한 경제 성장이 두드러진다.
사회
연합의 형태는 느슨하며 신뢰가 얕다. 따라서 이들은 각자의 이익이 최우선이며 타국에 대한 배타적인 인식과 태도가 전반에 깔린다. 시대가 변하며 뒤늦게 신분제가 폐지되었으나 인식은 쉽게 변하지 않아 가문, 지역, 직업과 지위에 따라 차별이 은연중에 존재한다. 이에 저항하는 몇몇 이들만이 기성의 사회 통념과 제도, 가치관을 부정하며 평등과 평화를 주장하고 있다.
제3 국가
·The Third Power·
통합국과 연합국에도 소속되지 않은 국가들로 이루어져 있다. 일부 국가는 연합국과 통합국에도 비길만하여 독식을 취하려 하나 전반적으로는 중립을 표방하고 있는 상태. 그러나 그것은 일부일 뿐, 대부분은 약소국가로 처한 상황은 제각각이라 이들을 일반화할 수 없다. 이후 통합국과 연합국의 협정으로 설립된 아니티야 아카데미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제3 국가의 입장으로는 입학이 불가능해 통합국과 연합국 중 어느 한쪽의 이익을 위해서만 선발된다.

#3
21세기, 그리고 현재.
섬을 에워싼 상태로 긴 전쟁을 치르던 양국은 인적, 물적 자원을 잃었을 뿐 아니라 경제가 무너지는 후폭풍을 감내했어야 했다. 득보다 실이 많아지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양국은 무의미한 대치 끝에 평화협정을 맺고 종전을 선언하며 합의 하에 국제평화기구를 설립한다. 이로써 출범한 인과분쟁조정위원회는 해당 섬을 인과 제한 구역 RKZ (Restricted Karma Zone)으로 지정하였고 일정 반경으로 하여 중립 지역으로 선언, 현재의 국경을 확립하였다.
인과율 공동 개발 협력 기본법 및 시행령
제1장 총칙 제1조(목적) 이 법은 인과제한구역 개발 및 운영을 위한 협력의 기본 방침을 정함으로써 국제 분쟁의 위험에서 벗어나 공공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4
아니티야 아카데미
한편 시행령에서는 공동 개별 및 협력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중 하나로써 인재 양성에 관해 기술되어 있다. 인과 제한 구역의 공동 관리의 일환으로 아직 이해관계가 확립되지 않은 어린아이를 중립적인 관리자로 양성하고자 아니티야 아카데미를 설립하였다. 이곳의 아이들은 인과 제한 구역 내에서 관리자가 되기 위한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한편, 서로 공동생활을 하며 원활한 소통을 통해 긴밀한 관계를 다지고자 하였다.
… 그런 명분이다. 그 검은 속내를 들여다보면 인과율의 법칙에 대한 탐욕이 없어진 것이 아니었다. 다만 방식이 바뀔 뿐이다. 양국이 원하는 것은 인과제한구역으로의 진출과 데이터 수집이었고 이를 통해 성물을 얻고자 함이었으며 여러 방편 중 하나에 어린아이들은 수단이었다. 어째서 어른을 보내지 않았는지, 이 방법만이 최선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세간이 모르는 무언가는 있음이 확실했다.
아니티야 아카데미
·Anitya Academy·
인과 제한 구역의 관리자를 양성하기 위한 아니티야 아카데미이다. 1기는 시험사업으로 통합국 혹은 연합국의 추천서를 가진 11세의 학생만을 선발한다. 선발된 제3 국가 출신의 아이들은 임시 비자가 발급되므로 통합국 혹은 연합국의 소속으로서 아니티야 아카데미 입학이 가능하다.

아니티야 국제 연구소가 있는 곳.
정기적으로 물자를 보급하는 무인선이 입출항하는 유일한 항구.
비품 창고. 건물 주위에 멈춘 로봇이 즐비해 있다.
얕고 암초가 많아 배가 드나들 수 없는 해변가. 한쪽에 낡은 물놀이 용품이 구비되어 있다.
트로이아와 이타카로 구분된 기숙사. 모든 학생은 공동 생활을 진행하며, 개인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교직원 기숙사는 오스카가 얼려두었으니 함부로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
아니티야 아카데미. 학교 주위로 얕은 숲이 조성되어 있으나 울타리로 막혀있어 뒷편 숲으로는 쉽사리 갈 수 없다. 해변가로 이어지는 산책로가 있다.
인과율의 법칙이 존재하는 숲. 관리되지 않아 풀과 나무가 무성하다.
• 교육과정
총 6년의 교육과정을 이수하며 통상의 교과목이 존재하나 방과 후에는 이능력 조절에 대한 훈련을 받게 되고 그 외의 시간은 자유롭다. 또한 교육 과정 중 학생은 외부로 나갈 수 없다.
• 기숙사
입학생은 인과 제한 구역 내의 각 국가별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모든 의식주는 제공되므로 가정에 따른 편차는 존재하지 않는다. 식당 및 매점, 휴게실과 같은 편의시설이 부지 내 존재한다.
• 외부와의 연락
인과 제한 구역은 성물로 인하여 전파가 차단되어 전자기기 사용이 원활하지 않다. 또한 정보 누출을 염려하여 외부 교류는 극도로 제한된다. 따라서 필요시 감독하에 특수 장비를 사용할 수 있으며 무언가를 보낼 때는 내용 확인 후 전달된다. 또한 방학에도 섬 밖으로의 외출은 할 수 없다.
• 장학제도
아니티야 아카데미의 학생들은 교육에만 열중할 수 있도록 의식주가 보장되며 형편에 따라 장학금이 지원되어 가족에게 보낼 수 있다.
• 교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