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다르마 유가, 천지만물의 부정.
밤을 품은 군청빛 머리카락은 더이상 이전과 같은 길이가 아닐지언정 변함없이 그를 감싼다. 그로부터 이르기를, 여전히 너는 한밤이구나. ... 해가 떠오를 일은 영영 없는지.
시선을 내리면 여전한 자색의 눈동자. 이제 한쪽 눈을 가리지 않는다. 종종 흑색으로 변하고는 하지만, 보통의 경우엔 늘상 자색. 눈매는 다소 날카로워 보이는 인상. 예전처럼 피곤해 보이지도 않는다.
키는 여전히 크다. 되려 변함없는 쪽에 가까운 듯. 아니, 이 정도면 충분히 큰 사람이지 뭘.
또한 단정한 의상. 하지만 정장류라는 느낌은 들지 않고... 어쩐지 활동복에 가까운 것 같기도. 왜? ... "애들을 돌봐야 하니까." 아, 하긴 직업이 그랬지. 그래서 부츠를 신은 거구나.
그렇다면 아다르마, 다시 물을게. 요즘의 삶은 어때?
...나쁘지 않아.
부정
반경 10m 범위 내 모든 인원의 인과를 강제로 부정한다. 범위 밖에 있는 대상도 아다르마 유가의 범위 내로 진입하면 인과의 발현이 강제로 중단된다.
현재 부정 중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법은 간단하다. 아다르마 유가는 ‘부정 중인 상태’ 일때 눈 색이 검게 바뀐다. 원래 타인의 눈 색으로 바뀌지 않았어? 글쎄, 부정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나 보지. 색이 여러 차례 중첩되었으니 결국 검게 됨은 어쩔 수 없지 않겠나.
하지만 단일 대상에서 범위기로 변형된 만큼 눈의 피로 및 내상의 비율이 무척 심하며 부정이 중단되면 그 이후 하루동안은 부정을 사용할 수 없다. 과거에 비해 부정 자체의 성능은 좋아졌을지언정 패널티가 줄지는 않아서… 이게 그에게 있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모를 일이다.
OCCUPATION
야생동물 구조센터 직원
성격
[빈 상자]
모든 분노와 증오가 떠난 상자에 무엇이 남겠는가. 아다르마는 섬을 빠져나간 이후, 증오를 계속해서 휘발했다. 원래 삶이란 것이 그렇다. 그렇게 죽고 못 살 것들도 잃을 당시엔 죽을 것 같더니만, 세월이 지나면 그저 그렇다. 아다르마 유가도 결국엔 사람인지라 당시의 부정적 감정과 자기혐오는 차츰 흐려졌고, 그에 따라 무던해졌다. 물론 그렇다 하여 과거로 돌아오기에 그것이 큰 충격이었던 것은 자명하므로...
상처는 곧 상흔이 되어 그의 평생에 영향을 미친다.
여전히 사람을 좋아하지 않고, 사람과 함께하고 싶지 않은 듯 군다. 깊은 관계를 맺게 되면 분명 다시금 상처를 입을 것이라 생각하는 듯. 그와 긴밀하지 않은 이들은 잘 모르나 실상 대화에 자주 어려움을 겪는 편이고, 말을 하다 금방 멈추는 빈도가 잦다. 때문에 그와 같이 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모두 그가 제 3국가 출신이라 공용어 사용을 어려워하는 줄 안다고. 아다르마 또한 그렇게 생각하는 쪽이 편하다 판단한 것인지 부러 정정하지 않았다. 지금껏.
[BUT...]
물론! 아니티야 학생들에게는 타인을 대하는 것과 약간은 다른 태도를 고수한다. 과거에 비하면야 무던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공격적인 편이다. 관계가 국가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아서 같은 국적의 친구들에게도 썩 호의적이지 않다.
기타
[라파이어 야생동물 구조센터]
트로이아에서도 아는 사람이 드문 산골짜기, 라파이어 자치구에는 지자체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국립 야생동물 구조센터가 있다. 해당 구조센터에선 로드킬, 밀렵 등의 인위적인 사고나 야생동물 간의 싸움과 사냥, 그리고 감염병 등의 이유로 질병에 걸리거나 부상을 입은 야생동물과 어미나 무리에서 이탈한 새끼 야생동물을 구조하여 치료하고 보호하며 재활을 통해 다시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업무를 담당한다.
- 아다르마는 사람을 피해 발 가는대로 움직이던 중… 어쩌다보니 센터 직책자의 도움으로 매년 계약을 갱신하는 센터의 계약직 직원이 되었다. 근무한지는 벌써 5년차.
- 또한 야생동물 구조센터 직원으로 근무하기 위해 사이버 대학을 다니고 있다. 기간은 2년제, 학과는 수의 간호학. 일을 그만두면 제대로 공부를 해 수의학과에 편입할 의향도… 있긴 하다. 의향만.
- 동물들은 그를 잘 따르는 편이다. 그 또한 동물에게는 무척이나 다정하다. 마치 과거의 아다르마를 보는 듯.
[보육원 출신]
- 일 년에 세 번 정도, 트로이아 국립 보육원에는 발신인이 표시되지 않은 편지가 온다. 그러나 보육원의 원장과 근무가 오래된 보육 선생들은 모두 그 편지의 주인을 알고있다.
- … ‘아다르마, 잘 지내니? 그 섬에서 무슨 일을 겪었기에 이렇게 변해버리고 만 거니. 선생님은 늘 네가 걱정이란다.’
- 하지만 선생들의 걱정이 닿을 일은 없었다. 지금껏, 앞으로도. 때때로 관계성은 일방향을 띈다.
[아다르마 유가]
- 여전히 생일을 12월 31일로 기재하고 있다. 친부모를 찾아낼 생각은 추호도 없다. 애초 서류상을 제외하면 유가라는 성도 사용하지 않는다. 아다르마, 넌 오직 이 이름만 기억하면 돼.
- 그렇게 기계를 싫어해놓고 여차저차 2종 보통 면허를 땄다. 원활한 구조를 위해… 역시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이제 기계에도 제법 무감한 태도 유지. 주로 운행하는 차종은 센터 소속의 1톤 화물 트럭.
- 그 성질머리에 올바른 삶의 영위가 과연 가능할까 싶지만, 의외로 술도 담배도 단 음식도 다 좋아하지 않는데다 10시 취침과 6시 기상을 유지한다. 가히 광인이라고 불릴 생활패턴…
- 직업과 생활패턴 덕분인지 체력이 굉장히 좋고 힘이 세다.
- 할리드 파르비즈 시타라와 종종 만난다. 사실상 아다르마와 유일하게 정기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사람. 물론 아다르마가 직접 만나는 일은 없고, 할리드가… 와주긴… 했지만… 그래도 잘 지내기만 하면 됐지 뭘. 만나면 주로 하는 일은 그의 신경 긁어내리기를 무시하기, 눈 치료 받기, 다친 동물들의 치료를 도와주는 것에 감사하기… 등등등.
- 전쟁의 참전 이유는 간단했다. 그간의 일에 책임을 져야만 했으니까. 트로이아 소속으로 참전한 이유도 간단, 내가 그 국적의 사람이며 평생 국가의 녹을 받아먹고 살았으므로. 은혜 갚은 까치 뭐 그런 거다.